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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모든 ‘우리 아이’를 위한 동화


‘탄탄 그림책’ 김동휘 여원미디어 대표… 멕시코 교육부에 26만 권 등 유럽·남미에 수출해

▣ 파주=글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한 권씩 책을 받아든 아이들의 표정이 제각각이다. 입을 함박만 하게 벌리고 들여다보는 녀석 품에 꼭 안고 떨어뜨릴라 조심해서 걷는 녀석 책에는 관심도 없다는 둥 한 손에 들고 소리 지르며 뛰어가는 녀석…. 경기 파주 출판문화단지 안에 있는 ‘탄탄 스토리하우스’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이다. 전시장과 공연장 북카페 등이 있는 이곳은 그림동화 전문출판사 여원미디어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복합문화 공간이다. 올해 5월에 문을 연 이래 단체 관람객이건 일반 관람객이건 찾아온 어린이들에게는 무조건 책 한 권씩을 ‘안긴다’.


△ 김동휘 여원미디어 대표가 ‘탄탄 스토리하우스’를 찾은 유치원생들에게 전시된 그림 원화와 인형들을 설명하고 있다. 예약을 하면 인쇄와 제본 등 책 만드는 과정도 볼 수 있다.

11월1일 이곳을 찾은 부천의 한 유치원 아이들은 과학동화 <호랑이도 풀을 먹을까?>를 한 권씩 얻었다. 한 중년 남성이 책을 펼쳐 보이며 설명한다. “호랑이는 풀을 안 먹죠? 그런데 잘 봅시다. 풀이 났죠? 메뚜기가 겅충겅충 오네요. 어? 풀을 쏙 뜯어먹네요. 그런데 개구리가 나타났어요. 개구리가 메뚜기를 먹어요. …여우 입속으로 들어가네요. 아이고 이런 호랑이가 ‘어흥’ 나타나서 그만 여우를 잡아먹어요. 여기 보세요. 호랑이 뱃속에 다 들었죠? 풀도 있죠?” 자연 생태계의 ‘먹이사슬’ 이야기가 예쁜 그림과 함께 이어진다.


광고도 인터넷·홈쇼핑 판매도 없이


초롱초롱 수십 개의 눈길이 꽂히는 이는 그림동화 전도사 김동휘(52) 여원미디어 대표이다. 머리가 하얘 가끔 ‘할아버지’로도 불리지만 출판 인생 26년 만에 요즘 가장 신이 난다는 그는 아이들 못지않게 기운이 펄펄 난다. 해외에서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는 덕분이다. 지난해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호평을 얻은 탄탄 과학동화와 수학동화 가운데 세 권은 멕시코 교육부가 전국 초등학생들의 리딩북(부교재)으로 선정해 지난 9월 26만여 권의 주문계약을 했다. 올 10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는 독일 피셔 출판사 등 유럽과 남미 각 나라의 출판사가 앞다투어 계약을 청했다. 그가 만드는 그림책은 영미권보다 유럽권에서 반응이 좋은데 김 대표는 그 이유를 ‘그림 때깔’에서 찾았다. “놀이동산 캐릭터를 보며 자란 아이들과 명화와 건축물들을 감상하고 자란 아이들 혹은 어른들의 눈높이 차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만드는 그림책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 담겼다.

일절 광고하지 않고 기사로 내달라고 언론사를 찾아다니지도 않고 인터넷과 홈쇼핑 판매는 사절이며 단 1%도 ‘할인’ 없이 한 시리즈에 수십 권씩 하는 전집류를 팔수 있다는 언뜻 보면 ‘무모한 도전’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탄탄 시리즈를 세상에 내놓은 지 5년이 지난 지난해부터이다. 비결은 ‘높은 품질’과 중간 마진 없는 ‘유통 구조’ 그리고 ‘입소문’이다.

그는 무슨 책을 만들지 궁리할 때부터 100% 아웃소싱을 한다. 기획·구성·콘텐츠·편집·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외주 제작을 하니 직원은 30명이지만 같이 일하는 전문가는 200명에 이른다. 특히 공들이는 분야는 그림. 충분한 고료를 지불하니 ‘작품’으로 돌아왔다. 고료를 충분히 주지 않으면 작가들이 다른 일로 돈을 벌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의뢰한 그림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 역시 한때 남의 책을 ‘베끼기’도 하고 낮은 단가에 찍어 ‘대주는’ 일도 해봤기 때문에 광고비를 어디서 빼는지 단가를 어떻게 낮추는지는 잘 안다. 그러나 멀리 보면 제 발등을 찍는 일이라고 한다.

탄탄 스토리하우스 2 3층 전시장에는 그렇게 ‘대접받은’ 동화책 속 그림 원본이 액자에 담겨 전시돼 있다. 우리 옛이야기 중 하나인 <앞니 빠진 중강새> 등장인물들은 최근 1층 공연장에서 인형극으로도 아이들을 만났다.


△ 각국 어린이들이 읽는 탄탄 그림책들. 멕시코 교육부는 탄탄 수학·과학동화를 최근 초등학생 부교재로 선정했다. 김 대표는 “그림은 만국 공통어”라며 “질 높은 그림으로 세계 어린이들과 만나겠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5년 동안을 ‘쏟아부은’ 시간이라고 했다. 전국을 누볐다. 곳곳에서 도서전과 책읽기 교실을 열고 아이들 손에 책을 들려줬다. 어린이집 병원 마을회관에 책을 기증했다. ‘고객’을 위한 ‘투자’였다. 연 매출 130억~140억원을 올리는 회사의 ‘사장님’이지만 그의 스포츠실용차(SUV)는 여전히 짐차이다. 뒷좌석에 책이 빼곡하다. 한번은 시골길을 달리다 한 아이는 걸리고 한 아이는 업은 엄마가 피곤에 절어 정류장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책을 한 권 꺼내 선물했다. 그때 아이 엄마와 아이가 짓던 환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는 그는 아이들 손에 책을 쥐어줄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뿌린 책이 어림잡아 150만 권이다.


어린이책 전문서점에서만 만나요


그가 주력한 두 번째 ‘투자’는 어린이책 전문서점의 활성화이다. 출판사와 대리점들을 설득했다. 창고형 할인 매장을 탈피해야 한다 백화점형 북카페로 전환하자 미장원도 헤어숍으로 바뀌고 미스 리가 이 선생님으로 불리는 시대이다 스스로 품격을 높이자 애들 책은 깨끗해야 한다 창고부터 청소하자 몇 년만 지나봐라 남는 장사이다…. 그의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일반 서점들이 문을 닫는 시대에도 어린이책 전문서점은 전국적으로 700여 곳이 성업 중이다. 그는 최근에는 전국의 소아과 병원에 어린이책 두기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탄탄 그림책은 어린이책 전문서점에서만 살 수 있다. 탄탄스토리하우스 3층 북카페에서도 볼 수는 있지만 살 수는 없다. 책을 팔기 시작하면 방문객들이 괜히 한 권 사야 할 것 같은 부담에 두 번 올 걸 한 번 오게 된다는 게 이유이다. 50권에서 100권까지 전집으로만 판매하나 가격은 권당 5천원 이내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간 마진이 없기 때문에 손해는 안 본다”며 “돈을 벌었으니 이런 건물도 짓고 책도 계속 만드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최근 펴낸 <탄탄 어린이 미술관>은 ‘그림발’이 좋아 ‘소장용’으로 구하는 어른들도 많은데 종이 선정부터 인쇄 재료까지 각별히 공을 들인 결과이다. 이 시리즈만 권당 7천원가량 책정됐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지만 어떻게 가까이 해야 할지는 간혹 모르는 듯하다며 김 대표는 몇 가지를 강조했다.

우선 책을 구입할 때. △아무리 바빠도 주기적으로 아이 손을 잡고 가까운 어린이 서점에 들러 직접 보고 고르자. 서점의 상담가와 꼭 얘기를 나누자. △‘대박 세일’ 운운하는 싼 전집류에 혹하지 말자. 그만큼 책의 품질이 낮다는 뜻이다. △어른의 취향을 강요하지 말자.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고르도록 하자.

그럼 어떻게 읽을까. △처음에는 같이 보며 큰 소리로 읽자. △책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자. 어른은 텔레비전을 보고 잡담하면서 아이한테만 읽으라는 것은 어리석다. △확인하지 말자. 내용을 꼬치꼬치 묻고 느낀 점을 말하라고 하면 아이가 책 읽기를 귀찮게 여길 수도 있다. ‘재밌었니?’ 묻고 칭찬하는 정도가 좋다. △아이가 어려워하는 책일수록 읽어주자. 친밀한 어른의 목소리로 들으면 내용을 훨씬 잘 받아들인다. △만화책은 성장한 뒤 읽도록 유도하자. 질 좋은 그림책으로 안목을 먼저 키우는 게 중요하다. △같이 읽을 때 책장은 아이 스스로 넘기게 하자.


“책장은 아이가 스스로 넘기도록”


김 대표는 다른 분야의 책은 펴낼 생각은 없다고 한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가 아니라서다. 자연에서 뛰놀며 책을 맘껏 보는 ‘자연 유치원’을 만드는 게 그가 구상하는 유일한 ‘사업 다각화’이다. 어린이에게 제일 좋은 그림은 자연이기 때문이다. 자녀가 없는 김 대표는 가끔 아내와 “세상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라고 얘기한단다. 북카페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나눠주는 게 그가 꿈꾸는 ‘노후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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